고희진 감독이 말하는 ‘공감배구’, 그 분명한 실체

부임 두 달만에 자신이 원하는 '공감배구'의 가능성을 확인한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새로 뽑은 외국인 선수 바토즈 크라이첵도 영상에서 확인한 기량이라면 충분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다.(사진=한국배구연맹)
“변화~”

고희진 감독이 부임한 뒤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매 훈련을 앞두고 이런 구호를 외친다.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두 손을 얼굴 높이까지 올린 뒤 좌우로 흔들며 환한 얼굴로 “변화~”라고 입을 모았다.

고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변화’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2020년 6월 현재 삼성화재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2003년 입단해 2016년 은퇴할 때까지 고희진은 오직 삼성화재를 위해서만 코트에 나섰다. 은퇴 후에도 친정팀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하며 진정한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그리고는 지휘봉까지 잡았다.

부임 두 달째를 맞아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고 감독은 “예전에 성적이 날 때는 모든 것이 괜찮았다. 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어린 선수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느꼈다”며 “나중에 지도자가 되면 시대에 맞게 바꿔야겠다는 것을 생각했다. 과거의 좋은 것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선수의 요구를 맞춰주는 행복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 감독은 ‘공감배구’라는 모토를 제시했다. 그의 ‘공감배구’는 말 그대로 서로를 이해하는 배구다.

고 감독은 “공감의 사전적 의미가 ‘타인의 기분과 상황을 느끼는 것’이다. 배구도 마찬가지다. 코트에서 혼자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동료의 기분을 느껴야 한다”며 “힘을 모아 싸우기 위해서는 범실을 줄여야 한다. 범실 없이 알찬 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말하는 범실 없는 배구의 대표적인 예로 서브를 든 고 감독은 “세게 때리라고 주문하는 것이 '범실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팀을 위한 서브를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감독이 추구하는 ‘공감배구’는 선수단뿐 아니라 구단 프런트에게도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덕분에 선수단이 필요로 하는 환경 개선이 대부분 이뤄졌고, 덕분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도 사기가 크게 오를 수 있었다.

부임 후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것을 바꾼 고희진 감독이지만 여전히 자신을 향한 많은 배구팬의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는 점도 바꾸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은 나 자신도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주고 있다”는 고 감독은 “나는 아직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 대한 평가는 한 시즌이 끝나고 나서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 때까지는 나도 힘이 나고, 선수들도 힘이 날 수 있도록 응원을 해줬으면 한다”며 이제 막 감독이 된 자신을 응원해 달라고 두 손을 모았다.

이어 자신과 함께할 젊은 선수들에게도 “열정과 패기를 앞세워 두려움 없이 부딪히고자 한다”며 “시행착오를 겪어도 실패가 아닌 시련이다. 다시 일어나면 된다.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면 젊은 사람이 아니다. 될 때까지 도전하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