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고 유망주, 홍성흔 빠던 직관 뒤 "오 마이 갓!"

'장인의 빠던' KBO 리그 우타자 최초 2000안타를 때린 홍성흔 샌디에이고 코치가 최근 휠라코리아의 '빠던 마스터 릴레이' 행사에 참여해 직접 빠던을 펼쳐보이는 모습.(사진=휠라코리아)
야구 종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중계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 세계 최대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통해 미주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130개 국가가 KBO 리그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세계를 사로잡은 KBO 리그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이른바 '빠던'(홈런 뒤 배트 던지기 세리머니)이 꼽힌다. 배트 플립으로도 불리는 빠던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투수를 도발한다는 이유로 금기시되지만 KBO 리그에서는 특유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호쾌한 스윙 뒤 방망이를 던지는 KBO 리그 타자들의 모습이은 MLB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이다.

지난달 5일 NC-삼성의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개막전이 그랬다. 이 경기를 중계한 ESPN 중계 캐스터는 선수들이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하지 않자 실망하다가 모창민이 방망이를 던지자 그제야 환성을 내질렀다.

이후 ESPN은 KBO 리그 경기에서 '이 주의 빠던'을 선정하고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KBO 리그에 대해 "무엇보다 다양한 배트 플립이 이뤄지는 리그로 멋진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선수 및 코치 등 MLB 선수단도 빠던에 열광하고 있다. KBO 리그 빠던의 대가로 유명한 홍성흔 샌디에이고 코치는 최근 휠라코리아가 진행 중인 '빠던 마스터 릴레이'에 참가해 생생한 일화를 들려줬다.

홍 코치는 "현지 선수 및 코치들은 내가 KBO 리그 최초 2000안타 기록을 세운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현역 시절 빠던 동영상을 보여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 빠던을 보더니 '어메이징(놀랍다), 어썸(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면서 "또 '몸 성한 데 있어? 미국에서 했으면 넌 죽었어'라고 걱정도 해줬다"고 귀띔했다.

두산 출신 홍성흔 코치가 현역 시절 SK와 경기에서 호쾌한 스윙으로 홈런을 만든 뒤 빠던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사진=MBC 스포츠플러스 화면 캡처)
미국 현지에서 실제로 빠던을 시전한 적도 있다. 홍 코치는 "실내 타격 훈련장에서 타격 뒤 빠던을 했다"면서 "그걸 본 팀 최고 유망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오 마이 갓(오 신시이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너도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안 하더라"면서 "끼가 많은 친구라 나중에 빠던이 MLB에서도 일반화하면 가장 먼저 할 것"이라고 웃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야구인 2세로 올해 MLB 홈페이지가 꼽은 유망주 랭킹 2위에 오를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

MLB에서도 빠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코치는 "빠던은 투수들을 모욕하기 위한 게 아니라 타자들의 자신감 표출"이라면서 "정말 잘 맞았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팬들도 90% 이상 좋아할 것 같다"면서 "MLB도 못 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빠던의 원조 격인 양준혁 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마찬가지다. '빠던 마스터 릴레이' 첫 주자인 양 위원은 "한창 좋을 때는 던진 방망이가 1루 베이스 코치 있는 데까지 날아갔다"면서 "외인 투수들이 들어오면서 기분 나빠하긴 했지만 도발보다는 자연스러운 타격의 연속 동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내 얘기도 나오고 기분이 좋다"면서 "빠던을 통해 한국 야구가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야구도 볼거리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에서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휠라코리아가 제작한 '빠던' 관련 티셔츠. 'I'M YOUR 빠던'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사진=휠라코리아)
이런 빠던의 인기에 힘입어 휠라코리아는 관련 상품도 제작했다. 미국 지사에서 아이디어를 냈고, 본사에서 티셔츠와 슬리퍼 등을 내놓은 것. '빠던 마스터 릴레이'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영화 '스타워즈'의 명대사인 '아임 유어 파더'를 응용해 '아임 유어 빠던'이라는 문구 등을 넣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런칭해 온라인으로만 판매 중인데 일부 상품은 벌써 매진됐다"고 귀띔했다.

MLB에서 한국 야구 전도사로도 활약 중인 홍 코치는 "KBO 리그의 가장 큰 3가지 특징을 꼽자면 빠던과 투수들이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모자를 벗어 타자에게 인사하는 것, 또 치어리더 응원 문화"라면서 "그 중 최고는 빠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 특유의 빠던이 전 세계적인 야구 문화로 자리잡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