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발리뷰]V-리그, 선수들의 목소리는 어디 있나요

코로나19 확산에 3주 가까이 리그 중단
미뤄지는 재개 혹은 중단 결정, 선수 의견 들어야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를 맞은 V-리그는 운영 주체인 한국배구연맹과 구단 관계자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 이사회에서도 재개 혹은 종료 여부를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직접 경기하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오해원기자
[노컷발리뷰]는 배구(Volleyball)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CBS노컷뉴스의 시선(View)이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발로 뛰었던 배구의 여러 현장을 다시 본다(Review)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코트 안팎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배구 이야기를 [노컷발리뷰]를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V-리그가 멈춘 것도 벌써 18일이나 지났다.

도드람 2019~2020 V-리그가 시작될 당시 만들어진 일정대로였다면 지난 18일 정규리그 6라운드가 끝났고, 20일은 ‘봄 배구’ 즉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남자부 3-4위의 승점차가 3점 이내일 경우 실시하는 준플레이오프 단판 승부가 예고된 날이다.

하지만 정규리그 216경기 중 192경기만을 소화한 뒤 지난 3일 중단된 V-리그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중단된 채로 2주가 넘도록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렀고, 남녀부 13개 구단의 요청으로 중단된 V-리그지만 그 누구도 리그 재개 또는 리그 종료의 추가 단계에 대해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남녀부 13개 구단 실무자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는 3월 넷째 주에 리그 재개를 합의했지만 V-리그의 운영을 최종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며 리그 재개는 다시 미궁에 빠졌다.

KOVO와 이사회는 계속해서 리그 재개, 혹은 중단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남녀부 13개 구단이 처한 상황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탓에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V-리그가 정상적으로 재개될 ‘골든 타임’은 사실상 다 지나버렸다.

외국인 선수 계약, 그리고 4월 총선으로 인한 경기장 대관 등의 여러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V-리그는 4월 14일 이전에 종료되어야 한다. 하지만 벌써 V-리그는 2주 넘게 시간을 허비하며 재개 여부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선수들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이동을 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리그가 종료될 수도, 재개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릴없이 기다릴 뿐이다. 리그가 재개된다 해도 한 달 이상 실전을 멈췄던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을 리 만무한 상황이 됐다.

V-리그의 필수 구성원인 남녀부 13개 구단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무관중 경기, 그리고 리그 중단의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리그 재개 혹은 종료를 두고 여러 이해관계자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KOVO와 13개 구단 관계자는 몇 번이나 모여 리그 재개, 중단 여부를 논의하지만 끝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코트 위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V-리그는 2005년 출범 이후 구단 실무자가 참가하는 실무위원회, 그리고 실무위원회에서 제기된 안건을 최종 승인하는 이사회를 통해 리그를 운영했다.

하지만 리그 중단을 결정했던 연맹과 실무위원회, 이사회는 뚜렷한 후속 대책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선수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서 리그 중단, 또는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V-리그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지만 가장 필수적인 존재는 코트 위에서 실제 경기하는 선수다. 선수가 없다면 V-리그는 존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의 의견이 리그 재개 혹은 중단을 결정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초유의 현 상황에서 선수 의견은 단 한 번도 반영되지 않았다. 그저 KOVO와 구단, 중계 방송사, 스폰서의 입장에서만 리그 중단 또는 재개 여부를 논의했다. 그 누구도 결론을 내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변수는 선수의 목소리다.

연봉이나 기록 등의 민감한 문제는 선수들의 책임감 있는 결정 이후에 논의해도 된다. 지금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리그 종료, 혹은 재개의 여부다. 선수들이 리그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 연봉 지급이나 기록 인정 등의 부수적인 이야기는 차차 논의해도 늦지 않다.

V-리그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한 골든 타임을 대부분 써버렸다. 마지막 선택의 기회만이 남았다. 여기에 연맹과 구단이 V-리그 필수 구성원인 선수의 의견을 지지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