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인터뷰] 정찬성 타격코치로 2연속 1라운드 KO승 견인
선수에 따라 맞춤훈련…"스피드·파워 보다 거리·타이밍 중요"
'포커 챔피언' 父 차민수 씨 이어 프로도박사 생활도
"세계챔피언 만드는 게 꿈…파이터들 경제적 안정 돕고파"

지난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UFC 부산대회에서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프랭키 에드가에 KO승하자 정찬성의 타격코치 에디 차가 웃고 있다.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2020년, 정찬성의 UFC 페더급 챔피언 등극을 확신합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32·코리안좀비 MMA)의 타격 코치 에디 차(37·Eddie cha·Fight ready 체육관)의 일성이다.

정찬성은 최근 두 경기에서 2연속 1라운드 KO승했다. 지난 6월 헤나토 모이카노에 58초 KO승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UFC 부산대회에서 프랭키 에드가를 1라운드 3분 18초 만에 KO로 꺾었다.

에디 차 코치가 2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모이카노와 경기 때부터 정찬성의 타격을 지도하고 있다. UFC 부산대회 현장에서 만난 정찬성은 "에디 차 코치의 지도력은 세계 최고"라고 연신 엄지를 들었다.

에디 차 코치의 목표는 세계 챔피언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정찬성이 그 목표를 이뤄줄 거라고 그는 믿는다.

"정찬성은 UFC 페더급에서 최고의 타격 능력과 격투 지능(Fight IQ)을 가졌어요. 강인한 정신력에 성실함까지 갖췄죠. 내년에 UFC 챔피언 등극을 확신합니다."

CBS노컷뉴스는 미국에 거주하는 에디 차 코치와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 정찬성이 프랭키 에드가와 경기에서 압승했습니다. 압승한 비결이 뭔가요

- 저는 정찬성의 2라운드 또는 3라운드 KO승을 예상했어요. 1라운드에서 에드가의 테이크다운을 방어하고 스피드와 타이밍을 파악하면 2~3라운드에서 승리한다고 봤어요. 정찬성은 제 예상 보다 훨씬 잘했어요. 에드가를 그렇게 빨리 피니시시킨 선수는 없었어요. 에드가는 두 차례나 UF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던 강자에요. 엄청난 승리죠.

◇ 에드가와 경기에서 정찬성에게 특별히 주문한 것이 있었나요

- "잽을 자주 사용하고 케이지 중앙을 점령한 다음 속임수(페인트)를 많이 써라. 에드가가 크로스로 들어오면 왼손 훅 카운터를 날려라" 이번 경기 전략이었어요. 6개월 넘게 연습해 왔는데, 에드가에게 첫 번째 충격을 준 펀치가 바로 이거였죠.

또 다른 전략은 에드가의 테이크다운을 방어한 후 압박해서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거였어요. 정찬성은 "경기가 5라운드까지 갈 것 같다"고 했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정찬성에게 "에드가를 KO로 꺾을 수 있다. 너의 레슬링 실력을 믿고 공세를 취하라"고 주문했어요.

현재 벨라토르에서 활약하는 벤 헨더슨(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과 정찬성, 에디 차 코치. 사진=에디 차 코치 인스타그램

◇ 정찬성과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한데

- 2016년 처음 인연을 맺었어요. 당시 저는 애리조나의 'MMA LAB' 체육관에서 벤 헨더슨(벨라토르 소속)을 지도했어요. 정찬성은 헨더슨이 '벨라토르 165'에서 마이클 챈들러와 싸울 때 헨더슨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애리조나에 왔죠. 정찬성과는 대회가 열린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1주일간 한 방을 쓰면서 친해졌어요.

정찬성은 지난해 야이르 로드리게스에 패한 다음 다시 애리조나에 왔어요. 그의 가족과 우리집에 한 달간 묵으면서 저와 매일 훈련했어요. 그는 "만약 로드리게스를 꺾었다면 나를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로드리게스에 패한 뒤 훈련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어요. 정찬성은 나와 훈련한 뒤 가진 첫 시합에서 헤나토 모이카노에 58초 KO승했죠.

◇ 에디 차 코치와 훈련한 뒤 정찬성의 펀치가 보다 정확하고 간결해졌다. 특별한 훈련 비법이 있나요

- 미트워크(mittwork)를 제대로 익히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서 펀치 정확도가 높아졌어요. 거리와 풋워크 훈련 먼저 했어요. 타이밍은 흠잡을 데가 없어서 거리와 풋 스피드가 좋아지면 수비능력이 향상될 거라고 봤죠. '좀비'라는 닉네임처럼 정찬성은 앞선 경기들에서 많이 맞았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는 거의 맞지 않았어요. '코리안 좀비'라는 닉네임을 바꿔야 할지 몰라요. 하하

◇ 정찬성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는데

- 선수는 좋은 코치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해요. 좋은 코치는 헌신적이고, 격투 지능이 높고, 지도하는 선수를 끊임없이 성장시키죠. 코치도 경기를 통해 진화해야 해요. 배우지 않고 발전이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죠.

에디 차 타격 코치가 프랭키 에드가를 꺾은 정찬성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정찬성이 언제쯤 UFC 챔피언에 등극할까요

- 정찬성은 선수로서 최고 정점에 근접해 있어요. 더 무서운 건 그가 매일 새로운 걸 배우고 갈수록 발전한다는 거죠.

정찬성은 UFC 페더급에서 최고 타격가이면서 격투 지능이 가장 높아요. 제가 지도한 선수 가운데 가장 영리한 선수 중 한 명이에요. 특히 정신력과 이기려는 의지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해요. 어떤 선수는 재능은 있지만 노력이 부족하고, 어떤 선수는 노력은 하지만 재능이 부족해요. 그런데 정찬성은 훈련도 가장 열심히 해요. 단점이 없어요. 하하

정찬성이 2020년 UFC 챔피언에 등극할 거라고 확신해요. 정찬성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거에요.

◇ 에디 차 코치의 선수경력이 궁금한데

- 저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아니라 킥복싱 선수와 복싱 선수로 활동했어요. 5살 때부터 쿵푸를 수련했고, 17살 때부터 킥복싱과 복싱을 배웠어요. 킥복싱 전적 10전 10승, 복싱 전적 2전 2승이에요.

◇ 에디 차 코치의 코치경력이 궁금하다. 어떤 선수가 기억에 남나요

- 23살 무렵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28살 때 처음 킥복싱 세계챔피언을 키웠고요. 종합격투기 쪽에서는 벤 헨더슨, 알렉스 케세레스, 맥켄지 던, 제러드 캐노니어, 드라카 클로제 같은 파이터를 지도했어요. 이 선수들과 함께 한 시간은 저에게 축복이자 영광이에요.

◇ '파이트 레디' 체육관이 다른 체육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뭔가요

- 코칭스태프죠. 우리 체육관의 주짓수, 레슬링, 스트렝스&컨디셔닝, 타격 코치는 세계 최고에요. 지도하는 선수의 특성에 따라 맞춤훈련을 하죠. 코칭스태프를 파이트 레디로 이끈 사람은 체육관장 데이브 조윈이에요. 그는 굉장히 온정적이고 겸손해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돕고 지원을 아끼지 않죠.

에디 차 코치의 아버지는 드라마 '올인'의 실제 모델인 차민수 씨다. 차 씨는 전 포커 세계 챔피언이자 프로기사(5단)다. 사진=에디 차 인스타그램

◇ 에디 차 코치의 아버지 차민수(드라마 '올인' 실제 모델) 씨는 前 프로 포커 세계챔피언이자 프로기사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아버지가 어떤 가르침을 주셨나요

- 아버지는 항상 "너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셨어요. 제가 무슨 일을 하든 늘 지원해주셨고요. 아버지의 아들이라서 감사해요.

◇ 에디 차 코치 역시 프로 포커 선수로 활약했는데요. 이러한 경험이 격투기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저는 5년간 프로 포커 선수로 활약했어요. 아버지는 유명한 프로 포커 선수였지만, 제가 포커 선수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았어요. 아버지에게 "포커를 가르쳐 주십시오" 간청한 끝에 배울 수 있었죠. 포커와 격투기는 재능은 물론 많은 공부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비슷해요. 포커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게 중요해요. 격투기도 상대의 경기를 보고 성향을 파악해서 약점을 찾아야 하는데, 포커 선수 경험이 도움이 됐어요.

◇ 에디 차 코치의 코칭 철학이 궁금한데

- 선수를 지도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목표 설정이에요. 그런 다음 목표에 맞게 1~3년 장기계획을 짜고, 매달 실천과제를 이행하죠. 기술 뿐만 아니라 선수의 격투지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요. 거리, 타이밍, 스피드, 풋워크, 파워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데, 개인적으로 거리와 타이밍이 스피드와 파워 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킥과 펀치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 격투기 코치로서 목표가 뭔가요

- 세계챔피언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격투기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도록 돕고 싶어요. 미국에는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하고, 저축도 못하고 은퇴하는 격투기 선수들이 많아요. 선수들이 빈 손으로 은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