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릴레이] 어느 날 '슉' 하고 나타난 브래디스트릿 (인터뷰)

※ 기획 인터뷰 시리즈 <힙합 릴레이> 50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호림이 지목한 브래디스트릿입니다.

힙합씬은 참 재밌는 곳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느껴질 때쯤이면, 프레시한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가 알맞은 때에 '슉' 하고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래퍼 브래디스트릿(BRADYSTREET, 본명 정성호)는 '슉' 하고 나타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1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재기 발랄하고 번뜩이는 음악으로 빠른 시일 내에 리스너들에게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또, 더콰이엇을 비롯해 창모, 재키와이, 릴러말즈, 제네 더 질라 등 이미 이름이 알려진 래퍼들에게도 재능을 인정받아 함께 곡 작업을 펼쳤다.

"처음 힙합 들었을 때 뭔가를 이해하면서 들은 건 아니었다. 그냥 '멋지다' '좋다'는 생각으로 들었다. 저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장기적인 목표는 부정할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다. 드레이크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든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싶고,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다"

--소개를 부탁한다.
"저는 브래디스트릿이라는 아티스트다. 활동한 지는 1년 반 정도 됐다. 원래 미국에서 대학 다니면서 취미 삼아 음악을 시작했다가 작년 말부터 한국에 아예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음악에 매진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프로필이 없다. 혹시 신비주의 전략인가.
"아니다. 그런 의도는 없었다. (웃음). 본명은 정성호이고, 1996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스물넷이다. 랩네임은 미국에 있을 때 살았던 동네의 거리 이름이다. 월드컵북로나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언제 유학을 떠났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사이판으로 유학을 갔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때 필리핀이나 괌으로 유학을 보내는 게 유행이었다. 사이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고, 대학은 미국으로 진학했다"

--전공은 뭐였나.
"처음에는 간호학과로 입학을 했다가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서 마케팅으로 전공을 바꿨다.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마케팅 전문가가 될 뻔한 건가.
"아니다. 원래 꿈은 이종격투기 선수였다. (웃음). 학교에 다녔을 때도 운동이 메인이었다"

--완전 반전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다. '네버 백 다운'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종격투기에 흥미를 느끼게 됐는데 마침 사이판에 영화 속에 나오는 곳 같은 체육관이 있어서 다니게 됐다"

--대회도 나갔나. 나갔다면 전적은.
"아마추어 대회에 나갔다. MMA 경기에서는 4번 이기고 2번 졌고, 킥복싱 경기에서는 2번 이겼다"

--혹시 아직 미련이 남아있나.
"아니다. 솔직히 미련은 없다. (미소). 나중에 취미삼아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랩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 그럼 힙합에 빠진 계기는.
"일단 듣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다. 다이나믹듀오 앨범을 7집까지 쭉 들었고, 10cm와 몽니 노래도 좋아했다. 그러다가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인 친구를 통해 해외 힙합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됐다. 한창 멈블 래퍼들과 오토튠을 많이 쓰는 래퍼들이 나올 때인데, 그때부터 엄청 빠져들었다"

--직접 랩을 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친구 몇 명이 랩을 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단 프로듀싱부터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6개월쯤 지난 뒤쯤부터 녹음을 했던 것 같다"

--본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아티스트는.
"10cm 앨범을 많이 돌려들었기 때문에 저에게 10cm 음악 스타일이 안 배어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거기에 여러 힙합 아티스트들의 색깔이 더해졌다고 보시면 된다"

--10cm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문득 가장 좋아하는 곡이 궁금한데.
"'파인 생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런 이별을 해보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가사라는 점이 특히 좋았다. 원래 슬픈 가사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사운드클라우드에 작업물을 올리기 시작한 건 언제인가.
"작년 2~3월쯤부터다"

--브래디스트릿이 힙합 팬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작년 여름 방학 때 한국에 와서 사운드클라우드로 교류하던 크램프 형을 실제로 처음 만났다. 형이 힙합 클럽인 '핸즈클럽'에 저를 데리고 가줬고, 당시 대기실에 있던 래퍼 분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때 창모 형이 노래를 듣고 되게 좋다고 하면서 제 사운드 클라우드 계정 주소를 더콰이엇 형에게 보내셨다. 며칠 뒤에 더콰이엇 형이 저에게 연락을 해서 같이 작업을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시더라. 되게 신기했다. (미소). 그렇게 'Brrr'이라는 곡을 함께 작업했고, 그 덕분에 힙합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다"

--크럼프가 완전 인생의 은인이다.
"항상 크램프 형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웃음). 진짜 아무도 저의 존재를 모를 때다. 저를 브래디스트릿으로 부르는 사람이 없을 때인데 더콰이엇 형이 전화를 하셔서 '브래디스트릿 씨 맞아요?'라고 해서 되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래퍼들과 협업을 많이 했던데.
"창모, 릴러말즈, 제네더질라 형과도 작업했고. 동갑내기인 재키와이와도 작업했다. 워낙 힙합씬이 좁아서 건너 건너서 다 알게 되더라"

--오토튠을 활용한 독특한 톤으로도 주목 받았다.
"처음 시작할 때 한 달 정도는 제 목소리로 랩을 했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거다. 그러다가 24hrs에게 영감을 받아 지금의 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로이스 리지에서 이름을 24hrs로 바꾼 뒤 목소리에 오토튠을 입히고 피치를 높여서 활동하면서 뜬 아티스트인데, 음향적으로 듣기도 좋고 제가 원하는 사운드여서 영감을 받았다"

--피치를 조정한 톤이 중성적이라서 음악만 듣고 성별을 헷갈려 하는 팬들도 있겠다.
"'뭐지?' 하는 분들은 가끔 있더라. 그런데 아직 제가 엄청 많이 알려진 아티스트가 아니라서 큰 이슈거리가 되지는 않았다. (미소)"

--앞으로도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할 건가.
"바꾸고 싶지 않을 때까지는 그러려고 한다. 지금은 이 스타일이 좋다"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은.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 힙합 들었을 때 뭔가를 이해하면서 들은 건 아니었다. 그냥 '멋지다' '좋다'는 생각으로 들었다. 저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장르적으로는 잔잔하고 멜로디컬한 곡, 베이스 빵빵하고 랩 하기 좋은 전형적인 트렌디한 트랩 곡 두 부류를 좋아하는 편이다"

--가사를 쓸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느꼈던 일들을 최대한 많이 쓰려고 한다. 또, 속에 담아두고 있던 것들을 가사로 쓰고 있다. 슬픈 가사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아, 그리고 보니 최근 발표한 싱글 '얼론'(ALONE)도 가사 내용이 슬프다"

--자신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멜로디 라인 구성을 캐치하게 잘 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곡의 완성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많은 곡을 냈다.
"여태껏 발표한 곡들은 다 미국에 있을 때 작업한 곡들이다. 작년 말에 아예 한국에 자리잡은 이후에는 교류와 공연을 하느라 작업을 많이 못했다"

--새롭게 준비 중인 앨범이 있나. 한국에서 만든 곡들의 스타일이 이전과 다를지도 궁금한데.
"EP를 내려고 준비 중이다. 이전과 스타일이 다르게 들릴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다"

--팬들의 반응도 신경쓰는 편이가.
"작년에 EP 냈을 때까지만 해도 다 체크를 했는데, 그때까지는 좋다는 평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나쁜 평도 있었던 것 같은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향후 나올 EP를 통해 얻고 싶은 반응은.
"크게 바라는 건 없고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빨리 인지도를 쌓고 싶다"

--올해 '쇼미디머니' 또 한다고 하더라. 혹시 참가할 생각이 있나.
"아직까지는 생각 없다.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일단 저의 음악을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어떤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나.
"부정할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드레이크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든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싶고,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사랑받는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다"

--브래디스트릿에게 힙합이란.
"저의 라이프스타일이자 지금 가장 큰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음악을 하는 게 즐겁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삶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어서 좋다. 이게 다 음악 덕분이다"

(사진=브래디스트릿 인스타그램, 뮤직비디오 캡처)